우리 아기의 귀에는 태어날 때부터 쥐젖같이 생긴 스킨택이라는 것이 있었다.
스킨택 skin tag 이란?
우리 아기에겐 오른쪽 귀에만 돌기처럼 하나 있는 이것.
귀쥐젖, 부이주, 스킨택(skin tag)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선천성 기형이다.
우연히 들어간 맘카페에서 우연히 어떤 사람의 글을 읽고 내 아이의 귀에 있는 것이 스킨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 말도 없던 소아과 의사들
너무 답답했던건 그동안 만났던 어떤 의사도 스킨택이란 것을 말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기가 태어난 산부인과에서도 이후 영유아검진/예방접종 등으로 방문한 3곳 이상의 소아과에서도.
아무래도 엄마 마음엔 볼 때마다 거슬려서 만나는 의사선생님들에게 ‘귀에 이게 뭔가요? 커지거나 다른 문제는 안 될까요?’ 라고 물어봤는데 다들 귀(청력)에는 영향이 없다, 그냥 둬도 괜찮다는 식이었다. 별 문제 아닌듯이 얘기하며 스킨택이나 부이주라는 단어 자체도 꺼내지 않았다. 미리 알았더라면 더 빨리 조치(제거)를 취했을 것이다.
기형이라고 써놓으니 왠지 무서운 느낌인데 말만 그럴 뿐 기능상의 문제는 없는 외관적인 문제로 보면 된다.
드물게 신경과 연결된 경우도 있다는 후기를 봤었는데 대부분은 이슈없이 간단한 제거수술만 하는것 같았다.
그렇다면 보통 스킨택은 어떻게 조치할까?
1000명 중의 5명의 아이가 갖고 태어난다는 스킨택.
보통은 이것을 어렸을 때 외과적 요법으로 제거해 준다고 한다.
스킨택은 미관적 이슈로 분류되어 소아과가 아닌 성형외과에서 간단한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단, 생후 100일 이후의 아가들이 가능한데 그 중에서도 먹잠이 가능한 4개월 전후가 가장 좋다고 한다.
부분마취 후 분유 먹고 아기가 잠들어있을 시간에 수술을 할 수 있는 시기라서 그렇다고 했다.
아기 스킨택 전문 병원을 찾다
태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작디 작은 아가가 수술을 해야한다니…
가능한 경험이 많은 곳으로 가고싶었고 마케팅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후기가 제일 많은 곳들로 추려본 결과 서울은 아무래도 강남에 몰려있었다.
대학병원(은 경희대병원이 유명함)을 제외하고 서울서 가장 유명한 아기 스킨택 성형외과는 아래 2곳이다.
– 압구정 아이엔 성형외과 의원
– 강남 지디에스 성형외과
2곳 모두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내 상담을 진행하였는데 가장 큰 차이는 수술 진행방식이었다.
아이엔 성형외과는 cctv로 수술실을 지켜보며 진행하고,
지디에스 성형외과는 엄마가 아기띠를 한 채 아기를 안고 수술실에 함께 들어간다.
나는 지디에스 방식이 더 마음에 들었다.
허나 아무래도 미관상의 문제다 보니 이걸 이 핏덩이에게 지금 해주는게 맞나.. 고민이 되었다.
아이가 커가면서 남들과 다른 점이 있음을 인지했을 때에는 놀림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수면마취도 해야한다고 하여
오히려 회복력 좋은 어렸을 때 부분마취로 진행하는게 더 심플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병원에 도착해서 잠시 기다렸다가 실장님이 안내해 준 대기실.
아기 스킨택 전문 병원 답게 ‘스킨택 아기 전용 대기실’이 있었다.
왜 전용 대기실인지는 밑에 설명으로 확인을.
대기실에 들어가자마자 짐 풀고 기저귀를 한 번 갈았다.
마취주사 맞고 먹일 분유도 바로 타 놓으면 된다.
수술방법에 대한 안내문도 그림으로 간단히 붙어있고
글로도 상세하게 설명을 붙여두었다.
혹시나 잠들지 못하는 아기에겐 포크랄시럽이라는 수면유도제를 먹인 후 진행한다고 한다.
스킨택 수술 관련 설명이 상세하게 붙어있어 좋았다.
곧 의사선생님을 만났고 수술내용 상담 후 부분마취를 진행했다.
스킨택 부분에 2방 정도 마취주사를 맞고 생전 처음 듣는 울음소리로 엉엉 운 우리 아가.
너무 마음아프고 안쓰러웠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한다 생각하고 열심히 토닥여주었다.
마취 후 대기실로 돌아와 아기를 진정시킨 후 분유를 바로 먹인다.
간호사분이 방 조도를 낮추고 백색소음을 틀어주었다.
천장의 스피커 같은데에서 백색소음이 흘러나오는데 이래서 스킨택 아기 전용 대기실이구나 싶었다.
잠이 절로 올 수 밖에 없는 분위기에서 분유를 먹고 잠에 빠져든 아기.
의료진은 아기가 깊은잠에 들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주었고(15-20분) 잠든걸 확인하고 나서 수술실로 들어갔다.
잠든 아기의 귀를 위쪽으로 하고 포를 덮은 후 수술이 진행된다.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어야 해서 상세한 수술 진행과정은 못 봤지만, 아기를 혼자 두지 않고
아기와 한 공간에서 내가 안은 채로 수술을 받는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위안이 되었다.
중간에 아기가 깨서 울면 엄마는 그대로 의자에서 일어나 토닥여주면 된다고 했다.
혹여나 중간에 깰까봐 너무너무 걱정했는데 다행히 깨지 않고 잘 진행되어 수술이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스킨택은 이렇게 연골 뿌리가 있고 이것까지 잘 제거해줘야 추후 재발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 아기 귀에서 나온 연골이 이렇게나 많다니. 충격..
대기실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으면 실장님이 와서 병원비, 자가 소독방법 등을 알려준다.
포크랄시럽 없이 부분마취만 했으면 바로 귀가 가능하고 시럽을 먹었다면 30분 정도 경과를 본 후 갈 수 있다.
수술비 결제 후 보험 청구 관련된 서류도 싹 받아서 나왔다.
아기 스킨택 전문이다보니 병원에서도 아무래도 이런 서류들을 잘 아는것 같았다.
수술 후 일주일 뒤 병원에 한 번 더 방문하여 실밥을 풀어야 한다.
녹는실로 할 수 없냐고 물었는데 안쪽은 녹는실이 가능하지만 바깥쪽은 나일론 실을 써야해서
실밥을 풀러 한 번은 꼭 방문해야 된다고 했다.
실밥뽑기 전까지 일주일은 집에서 직접 연고를 바르고 거즈를 갈아줘야 하는데
생각보다 아기가 아파하는 기색이 없어서 (반창고 뗄 때만 아파함) 다행이었다.
씩씩하게 수술 잘 받아준 아기가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이후로도 흉터 없이 깨끗하게 아물도록 잘 관리해줘야겠다.